문서확장자-사유하는 도큐먼트의 은하계

프로젝트레벨나인은 주로 아카이브(상태)와 기억(행위)의 균열, 이를 감싸고 있는 사회문화기술적 체계와 질서들, 그 속에 존재하는 세대의 경험 양식에 대한 문제의식과 담론을 제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APAP 아카이브와 작품을 둘러싼 기록과 비워진 영역을 탐구했다. APAP 1-5회 아카이브 정보, 작품의 생활사(보존 관리 기록), APAP 도슨트의 작품해설 구술 기록 등을 미디어로 시각화 한다. 다양한 형태의 APAP 아카이브를 미디어로 구현한 작품은 이용자(관람객)의 탐색을 요청하며 상호작용을 통해서 펼쳐질 것이다.

 

완전한 아카이브를 향한 열망은 잠시 접어두고, 이 프로젝트는 APAP의 불충분한 증거들(혹은 문서들) 사이 꺼졌던 불빛을 다시 밝혀내는 데에 집중하였다. 그리고 그 불빛은 문서에서 문서로, 문서에서 소리로 APAP를 둘러싼 기억과 연상을 통해 살아난다. 나는 아카이브 세계를 분류와 연상의 충돌이자, 끝없는 소폭발의 지속으로 본다. 분류는 상하 위계의 문제이고, 권력의 또 다른 얼굴이다. 그러나 연상은 스스로가 넘나드는 놀이와 모험의 여정이다. 그리하여 자유로운 연상 놀이는 늘 권력으로부터 멀어진다.

 

프로젝트를 위한 연상의 실마리는 단 한번도 ‘기록되지 않은’ 기억, 안양예술공원 투어 프로그램 해설사의 목소리이다. 안양예술공원을 방문한 사람들과 이들을 이끄는 해설사의 기억 속에는 공식 문서가 담아내지 못하는 문서 아카이브 밖의 아카이브가 등장한다. 나는 기록된 아카이브와 기록되지 않은 아카이브 간의 상호대조가 아닌, 상호보완적인 플롯으로 재구성한다.

 

디지털 아카이브가 담기는 데이터베이스의 영토는 가상이지만 확실하고, 의도치 않은 오류는 흔적조차 용납하지 않는다고 여긴다. 이는 아카이브 문서가 디지털을 만나 영원의 생명력을 갖게 되리라는 환상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데이터베이스의 영토에도 흔적은 존재하고, 오히려 연결되기만을 기다린다. 단지 우리가 보지 못할 뿐이다. 이제까지 APAP가 수집한 디지털 문서들도 마찬가지이다. APAP의 여러 문서 폴더들, 해설사와 관람객 사이의 목소리, 그리고 물리적 영토로서의 안양예술공원이 서로의 흔적을 바라볼 수 있도록 실제이자 동시에 가상이기도 한 육각형의 문서고를 세운다.

 

이 문서고를 완결의 아카이브 공간이라고 부르지 말자. 오히려 문서들과 기억들의 임시 거처이다. 마침표을 찍는 권력의 아카이브 대신에 APAP에 대한 무의식적인 기억을 불러내고 또 불러내는 확장의 고리이다. 그리고 나는 바네바 부시의 기억확장자(Memory Extender)를 여기 불러낸다. APAP 문서확장자에 불을 켜면, 아카이브가 지닌 태생적 증거불충분의 사유는 이제 APAP에서 출발하여 APAP로 도착하는 사유의 항적이 된다.

 

“기억확장자의 메모리는 아주 커서 항목들이 지워지지 않을 것이며, 흔적을 따라가는 과정은 빛의 속도만큼 빠를 것이다. 그 기계는 경험을 통해 배우고 자신의 흔적을 연마하며, 미지의 영역까지도 탐구할 것이다.”

—바네바 부시

APAP6 커미션, 사진: MAMBO
APAP6 커미션, 사진: 이상현(테디베어프로덕션)
APAP6 커미션, 사진: 이상현(테디베어프로덕션)
APAP6 커미션, 사진: MAMBO
APAP6 커미션, 사진: 이상현(테디베어프로덕션)
APAP6 커미션, 사진: 이상현(테디베어프로덕션)
APAP6 커미션, 사진: MAMBO
APAP6 커미션, 사진: 이상현(테디베어프로덕션)
APAP6 커미션, 사진: MAMBO
APAP6 커미션, 사진: MAMBO
APAP6 커미션, 사진: MAMBO
APAP6 커미션, 사진: 이상현(테디베어프로덕션)
APAP6 커미션, 사진: 이상현(테디베어프로덕션)
APAP6 커미션, 사진: MAMBO
APAP6 커미션, 사진: MAMBO
APAP6 커미션, 사진: 이상현(테디베어프로덕션)
APAP6 커미션, 사진: 이상현(테디베어프로덕션)
APAP6 커미션, 사진: 이상현(테디베어프로덕션)

문서확장자사유하는 도큐먼트의 은하계

프로젝트레벨나인


지금 여기, APAP

APAP 리뷰기획전


김선혁 쓰고 만듦

프로덕션 매니저: 장보람

전시 프로듀서: 강수민 (APAP), 이유림 (APAP)

공간 디자인: 고아라

스크립트 에디터: 이현인

데이터베이스 개발: 박정경, 박종한

인터랙션 개발: 설정민, 전승철

하드웨어 개발: 정해수, 김민우

그래픽 디자인: 김정욱, 장보람

목소리: 이귀자 (APAP 도슨트), 최정임 (APAP 도슨트)

편집: 김정욱

카메라: 이상현 (테디베어프로덕션)

녹음: 이상현(테디베어프로덕션)

어시스턴트: 김용우

사진: MAMBO, 이상현

감사한 분들: 이지수, 그라치에, 심애드

APAP6 커미션

Your browser unfortunately does not support this website.
Please use a modern and up-to-date browser.

Apologies for the inconvinience caused.